[기자수첩] 통일과 나의 졸업 전시 – 사설컬럼()

이 주제로 진행해 봐도 될까요?”좋아, 한번 해봐요.” “정말요?” “새롭네.지금까지 이런 내용으로 졸업작품을 한 사람은 없었으니까

봄기운이 완연해진 3월, 졸업작품 주제를 선정한 시기에 전공 교수님과 나눈 대화 내용입니다. 현재 저는 산업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최근 재학 중인 학과의 졸업 전시회가 2023년 10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진행되었습니다.

▲2023 계명대학교 산업디자인전공 졸업전시회 포스터 (사진=송호진 기자)

<전시소개> 2023 계명대학교 산업디자인전공 졸업전시회 ‘053 LABORATORY’ [053 LAB : Ourchallenges and experiences] 인생은 항상 실험의 연속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끊임없이 부딪쳐야 한다. 우리는 실패를 통해 삶 속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인내하며 성장한다. 각자의 특색을 지닌 53명의 졸업생이 수많은 도전 끝에 성공적인 디자인 성과물을 탄생시켰다. 한계에 부딪혀 만들어진 53명의 디자인이 탄생한 과정을 실험실이라는 공간에서 2023 계명대학교 산업디자인 졸업 전시로 선보인다.

▲전시장 입구 전경(사진=송호진 기자)

▲전시장 콘셉트룸 (사진=송호진 기자)

▲전시장 콘셉트룸 (사진=송호진 기자)

▲오픈식 당일 테이프 커팅 모습(사진=송호진 기자)

어느 날 갑자기 통일이 되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할 것인가?

내가 졸업 작품의 주제를 고를 때 관통한 질문이었어요.평소 통일에 관해서 관심을 갖고 있던 나는 주위 사람들과의 일상적 대화 속에서 통일에 관한 얘기를 나눈 것이 몇번 있었습니다그런 때에는 각각 긍정적으로 호응하는 모습, 생각은 존중하지만 대수롭지 않는 모습 등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하게 느껴진 것은 조금은 생소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평소 통일을 듣는 것이 없고, 금방 눈에 뚜렷한 실체에 안 보이는데 굳이 깊이 생각할 이유가 없었습니다.나는 생각했습니다.통일에 대한 메시지를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디자인으로 표현하고 보자.거기서 일생에 한번만 대학 졸업 전시회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작품 소개

내가 졸업작품 주제를 고를 때 관통한 질문이었어요.평소 통일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있던 저는 주변 사람들과의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통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그럴 때면 각자 긍정적으로 호응해주는 모습, 생각은 존중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습 등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느껴진 것은 조금은 낯설다는 반응이었습니다.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평소 통일에 대해 물을 일이 없고 바로 눈에 뚜렷한 실체로 보이지 않으니 굳이 깊이 생각할 이유가 없었습니다.저는 생각했어요. 통일에 대한 메시지를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디자인으로 표현해보자. 그래서 일생에 한 번뿐인 대학 졸업 전시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작품 소개

▲작품의 대표 이미지(사진=송호진 기자)

▲ 트레일러 내부구조/(위에서부터) 전경-2층-1층 (사진=송호진 기자)

전공 교수의 승인을 얻기 위해서 설명을 당일 나는 어떤 반응이 돌아온지 긴장했습니다.그러나 의외로 주제는 순조롭게 승인되었습니다.가장 첫머리에서 언급한 대화 내용처럼, 오히려 새롭다고 긍정적 피드백이 돌아왔습니다.졸업 전시회는 하나의 축제여서 여러가지 작품이 있으면 좋겠네요.그럼 통일은 정말 새 것이었던 거죠?” 낯선 “와는 전혀 다른 “새”라는 반응을 곱씹어 보았습니다.그 뒤 자신감을 얻어 매주 점검하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을 거쳐서 구체적으로 디자인을 전개했습니다.그런 가운데 5월부터 16기 유니콘 활동이 시작되는, 정말 고맙게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것을 보고느낌,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좋은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이것이 작품의 준비에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습니다.준비 과정▲3D프린터로 선택한 모형 부품(사진=송호진 기자)▲표면연마 작업중 모형(사진=송호진 기자)▲스프레이 도색 후 건조하는 모형(사진=송호진 기자)전시회 일정이 다가오면서 손으로 그린 스케치는 모델링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데이터로 제작하였고, 실제 사용되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도록 주제에 맞는 배경을 선정하고 다듬어 그래픽 이미지를 제작하였습니다. 모형을 제작하기 위해 3D 프린터를 활용하여 부품을 하나하나 출력했습니다. 이후 표면 연마 작업, 도색, 스티커 부착, 조립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디스플레이 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전시된 모습(사진=송호진 기자)▲전시된 모습(사진=송호진 기자)▲2023년 북한인권보고서(왼쪽)와 2023년 통일백서(오른쪽) (사진=송호진 기자)유니콘의 활동 속에서 제공된 책자도 함께 전시했습니다. 정부가 최초 공개 발간한 ‘2023 북한인권보고서’, ‘2023 통일백서’를 작품 오른쪽에 함께 비치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주위의 반응많은 사람들이 방문했습니다. 저마다 축하의 웃음소리가 전시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저도 축하하기 위해 찾아와준 값진 발걸음에, 그리고 낯선 주제 앞에서 호기심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준비한 작품들을 최선을 다해 설명했습니다.▲작품과 함께 찍은 기자의 모습(사진=송호진 기자)기존의 산업 디자인과 졸업 전시회에서는 못 본 주제에 접한 지인들과 관객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습니다.귀을 쫑긋 세우고 설명을 듣는 표정을 보고통일이 멀리 있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바로 옆에 있었습니다만, 들을 기회가 없거나 일상과 접점이 없었습니다.졸업생 53명, 그들의 가족, 각각 찾아 온 지인들까지 합치면 적어도 수백명의 사람들이 찾아왔다.”80여 수 많은 작품 속에서 내 작품을 무심코 넘어가고 있었다고 해도 통일과 북한의 인권에 대한 메시지를 한번이라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것 자체에 감사했습니다.왜 통일은 내 인생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공화당에서 군 복무를 하던 2018년, 한밤중에 바라본 북한의 모습은 그야말로 완전한 어둠 그 자체였습니다. 대한민국의 밝게 빛나는 철책의 경계선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습니다. 철책 너머 빛 하나 없는 저 땅에서 북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태어나서 처음으로 ‘분단’의 상태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았을 뿐 분단 너머의 ‘통일’이라는 지점까지 생각해 낼 수는 없었습니다.▲우주에서 바라본 한반도 위성사진(사진=NASA Earth Observatory)시간이 흐른 뒤, 우연히 유튜브인 탈북 국민의 영상을 접하게 되었습니다.담담하게 풀다 당신의 탈북 과정과 그 후 헌신적으로 북한의 인권 실상을 알리는 삶의 모습을 화면 너머로 목격했습니다.그래야 멀리 있는 이야기는 아닌 걸 알았어요.그 뒤 통일은 내 인생에 서서히 증가하고 마침내 졸업 전시회라는 지점까지 이르렀습니다.함께 졸업 전시를 준비하던 학교 친구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어요.네가 생전 하지도 않은 자동차 디자인을 졸업 작품을 시키다니 전혀 예상 못했다고.그것을 들은 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통일은 이제 한 중요한 선택을 할 때에 영향력을 미칠 정도의 가치가 되었습니다.통일은 과연 무엇인가▲자유롭게 떠나는 모습이 담긴 사진(사진=Unsplash)각각 다양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저에게 통일은 자유와 생명이 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북한에 있는 주민들 개개인이 스스로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 부르고 싶은 노래를 마음껏 부를 수 있는 자유,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누구의 허가 없이 당장 오늘밤이라도 떠날 수 있는 자유, 그러한 실존적인 자유가 보장되는 결과적 평화가 구축된 통일이 실현하기를 바랍니다.졸업 전시회는 끝났지만, 이제 시작임을 압니다.이제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멀리 내다볼 수는 없지만 어쨌든 온 통일 한국을 준비하는 길에 항상 서서 있길 바랄께요.[참고 자료][사진 출처]송·허 진 기자 NASAEarth Observatory Unsplash저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겠지만 저에게 통일은 자유와 생명이 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에 있는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 부르고 싶은 노래를 마음껏 부를 수 있는 자유,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누구의 허락도 받지 않고 당장이라도 오늘 밤에라도 떠날 수 있는 자유, 그러한 실재적인 자유가 보장되는 결과적 평화가 구축되는 통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졸업 전시회는 끝났지만 이제 시작임을 알게 됩니다. 앞으로 어디서 무엇을 할지 멀리 내다볼 수는 없지만, 머지않아 다가올 통일한국을 준비하는 길에 항상 서 있기를 바랍니다.【참고자료】【사진 출처】송호진 기자 NASA Earth Observatory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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